[사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무혐의 처리한 검찰

[사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무혐의 처리한 검찰

입력 2020-06-02 21:30
수정 2020-06-0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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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에서 증거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당한 검사 2명을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다. 무혐의 사유는 증거 불충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이 간첩 조작 사건을 두고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사과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검찰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제 식구 감싸기’가 또 재현됐다는 비판을 거둘 수 없다.

당시 문 검찰총장은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 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사과했다. 이 사과는 지난해 2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가 검찰이 국가정보원이 제출한 각종 증거 검증을 소홀히 했고, 중국 출입경 관련 영사확인서가 허위임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기에 나온 것이다.

2013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유일한 증거는 국정원이 여동생 유가려씨를 감금·협박해 확보한 진술이었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이라면 마땅히 기소에 앞서 국정원이 유가려씨가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못한 채 증언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었다. 또한 국정원이 제출한 중국 출입경 문서의 위조 여부도 검증했어야 한다. 특히 유우성씨가 간첩 혐의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은 국정원이 제시한 증거를 일일이 확인했어야 했다.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증거가 조작됐음이 확인된 후에도 공소를 유지했던 행태는 ‘국가의 정의’를 담당하는 검찰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항소심 때 증거 조작이 확인되자 검사 2명은 “국정원에 속았다”고 발표했고, 검찰은 정직 1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당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이 “검사들도 이미 알고 구체적으로 (조작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는 점을 확인시키고자 한다. 검사의 치명적 잘못을 관행이라며 검찰이 감싸안는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검찰개혁의 여론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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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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