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단체 경력 공무원 호봉 반영 신중히 해야

[사설] 시민단체 경력 공무원 호봉 반영 신중히 해야

입력 2018-01-05 22:32
수정 2018-01-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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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근무 경력을 공무원 호봉에 반영하겠다는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보수규정 개정안’이 뜨거운 논란을 빚고 있다. 어제 입법 예고된 개정안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 규정에 따라 등록된 시민단체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유급으로 근무한 경력을 공공기관 근무 경력 수준으로 호봉에 반영하도록 했다. 시민단체 경력이 공무원이 돼서 맡은 업무와 연관이 있으면 100%, 업무 연관성이 없는 경우라도 70%까지 인정받을 수 있다. 대상 시민단체는 최소 1년 이상 공익활동 실적이 있고, 상시 구성원 100명이 넘어야 하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특정 종교와 무관해야 한다. 부처별로 평가심의회에서 호봉 경력 인정 여부를 심사하고,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인사처는 “시민단체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애쓴 경력을 공직에서 인정받도록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우수한 인재가 공직으로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합당한 처우를 하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친정부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해 뒷말이 끊이지 않는 와중에 시민단체 경력을 공무원 호봉에 반영하는 중요한 정책을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 당장 야당에선 “또 다른 코드 인사이자 도를 넘는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으로 호봉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민단체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만 3833곳이라고 한다.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한국자유총연맹,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진보와 보수 단체가 망라돼 있다. 이 중에는 불법시위를 주도한 단체도 포함돼 있다고 하니 인사처가 내세운 ‘사회적 가치’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아하다. 개정안은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에 규정된 구성원 수와 활동 기간 요건만 갖추면 호봉을 인정하도록 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부처별로 심사를 거친다고 하나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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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력 출신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행 규정도 업무와 관련한 민간 기업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하도록 했지만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박사 학위 소지자가 아니면 실제로 인정받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그런데 심지어 업무와 연관이 없는 시민단체 경력까지도 인정해 주겠다고 하니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인사처는 이런 우려와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018-01-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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