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감들이 교육정책 중구난방 주물러서야

[사설] 교육감들이 교육정책 중구난방 주물러서야

입력 2017-06-21 22:30
수정 2017-06-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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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 내 외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불씨는 지펴졌다. 뒤질세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같은 방침을 표명했다. 당장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서울 소재 일부 자사고와 외고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특목·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교육공약이다. 교육현장 안팎에서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사안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이 숨 고를 새도 없이 급물살로 밀어닥칠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 당혹감이 크다. 직격탄이 눈앞에 닥친 서울 자사고연합회는 어제 “정치적 진영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극심한 고교 서열화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사회 병폐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패배의식에 젖는 현실은 지켜보기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수십년을 이어온 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정책의 행태는 제동이 걸려야 한다. 절대평가를 강화하려는 기조 아래 서울, 경기 지역에서 특목·자사고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당장 서울 강남 8학군이 들썩거린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불화와 혼돈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렇더라도 지금 같은 분위기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일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듯한 인상은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굳건한 교육정책 비전을 가진 게 아니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입김대로 풍타낭타한다는 의심이 들어서야 되겠는가. 중·고교의 일제고사도 지역별 학업능력을 줄 세우지 말라는 교육감들의 요구로 지난주 느닷없이 폐지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취소 권한을 교육감에게 완전히 넘겨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수십년 이어진 교육제도를 허무는 작업은 고통이다. 그 고통의 대상자는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이런 마당에 몇몇 진보 교육감들의 목소리에 정책 논의조차 실종되는 현실은 불신만 키운다. 교육감들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뒷일을 책임질 보장도 없으면서 포퓰리즘 정치를 한다는 쓴소리마저 들린다. 정책의 생명은 신뢰다. 어떤 순간에도 교육이 ‘정치’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뒷짐 진 정부도, 목청 높이는 교육감들도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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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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