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공백 더 길어지면 ‘트럼프 쇼크’ 대처 늦는다

[사설] 국정 공백 더 길어지면 ‘트럼프 쇼크’ 대처 늦는다

입력 2016-11-10 21:22
수정 2016-11-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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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美 대선 분리 대응하고 미국 충격 극복에 정치력 모아야

미국 대선에서 ‘이단아’로 불린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국정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한마디로 설상가상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 공약이 현실화되면 한·미 관계의 기존 틀에 대한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비롯해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철수 등의 한반도 안보에서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와 관세 인상 등의 경제 문제까지 간단치 않은 현안들이다. 더욱이 안보와 경제에 대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처지에서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트럼프 쇼크’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 탓에 박근혜 대통령마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된 엄중한 정국에서 반드시 감당하고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또 하나의 국가적 과제가 눈앞에 닥친 국면이다. 내우외환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 중순 취임 때까지 비록 시간이 없지 않다지만 선거 공약이 그 이전에 정책으로 다듬어진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의회, 트럼프 정부와의 대화 채널을 만들 필요가 제기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한·미 동맹과 자유무역이라는 양대 축에서 불확실성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까닭에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파문에 국정이 마비돼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물론 야 3당마저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있다.

무엇보다 청와대 스스로 트럼프 충격을 국면 전환용 카드로 활용하려는 꼼수를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과 연루된 최순실 국정 농단을 철저히 규명하지 않고 어물쩍 넘길 경우 자칫 더 큰 대가를 치르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총리 후보자 추천권을 야당에 넘기고 실질적인 총리 권한을 설명하지 않는 행태는 온당치 않다. 헌법 87조에 규정된 총리의 권한 보장만으로는 촛불 민심을 달랠 수 없다. 새누리당은 국정 정상화에 매달려도 시원찮을 판에 지도부 사퇴 등을 놓고 진흙탕 싸움에 기운을 빼고 있을 뿐이다. 진정성 있게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집권당의 자세를 찾아볼 수 없다. 친박계 일각에서 오히려 지지층의 결집을 노려 대통령 탄핵을 유도해 정국을 정면돌파하자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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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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