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수 연구윤리 옥시 상혼보다 더 타락했다

[사설] 교수 연구윤리 옥시 상혼보다 더 타락했다

입력 2016-05-05 18:04
수정 2016-05-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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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의 최대 가해자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용역 연구서를 조작해 준 의혹을 받는 서울대 교수가 검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진상이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는 날마다 커지고 있다. 파렴치 기업들의 작태에 가뜩이나 경악스러운데 대학교수들이 옥시 측의 입맛에 맞춰 연구 자료를 조작해 줬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검찰이 밝힌 의혹이 전부 사실이라면 서울대 수의학과 조모 교수와 호서대 유모 교수의 죄질은 악덕 기업 옥시보다 나을 게 없다.

옥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발표하자 두 교수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서울대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저농도 실험에서 임신한 쥐 15마리의 새끼 13마리가 죽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랬으면서도 옥시가 유리하도록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어 줬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호서대 교수도 옥시에 유리한 실험 환경을 만들어 결과를 은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옥시 측에서 받은 연구용역비 외에 수천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사실도 덜미를 잡혔다.

학계에서 두 교수는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런 사람들이 뒷돈을 받고 양심을 팔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이 용역을 맡았을 때는 살균제의 사망 피해가 이미 심각했던 시점이다. 만약 교수들이 도덕성을 바닥에 팽개치지만 않았어도 이번 파동은 훨씬 빨리 수습되고 피해 규모도 줄었을 것이다.

보고서 조작 의혹을 지켜보는 시선이 엄중한 까닭은 분명하다. 국내 최고 대학의 연구 권위자가 1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중대 사건에 짬짜미 연구를 해 줬다면 학계의 연구용역 뒷거래 풍토가 얼마나 만연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번 일이 두 교수의 우연한 일탈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대학의 연구윤리가 이렇게까지 타락해 국민의 불신을 받도록 방치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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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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