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시, 수월성 교육 완전히 무시해선 안 돼

[사설] 서울시, 수월성 교육 완전히 무시해선 안 돼

입력 2016-03-18 23:06
수정 2016-03-1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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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고등학교 선발 체계를 전면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폐지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018년 시행을 염두에 둔 개편안은 특목고-자사고-일반고 순인 현행 선발제도의 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지금처럼 특목고와 자사고가 학생을 먼저 뽑아 선점하는 방식 대신 일반고와 모두 동시에 선발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폐지를 통한 일반고 살리기를 취임 이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이번 개편안도 그런 구상을 받쳐 주는 밑그림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 들어서도 두 차례나 외부 용역을 통해 고교 전형 방안 개선안을 모색했다. 용역 보고서가 제안했다는 방안은 모두 특목고와 자사고의 우선 선발권을 없애야 한다는 쪽이었다. 전·후기 선발 방식을 폐지해 서열화를 막는 한편 일반고 간 편차를 줄이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정 일반고에 우수 학생이 몰리지 않도록 중학교 성적 등급대로 학생들을 골고루 배정하겠다는 발상이다. 성적균형배정제는 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기도 했다.

고교 서열화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교육계의 중대 과제다. 경쟁에서 낙오한 집단이라는 생각에 일반고 학생들의 열패감과 무력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수업 시간에 아예 엎드려 자는 학생이 수두룩하고, 학생들이 알아듣든 못 알아 듣든 상관없이 교사들조차 자포자기 면피용 수업을 하고 있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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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교 입시 체계를 덮어 놓고 단순화하는 방안이 전체 고교 역량을 끌어올리는 묘책인지는 백번 고민해야 한다. 추첨으로 특목고를 지원하게 하고, 자사고를 무력화시킨다고 일반고가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 공교육의 질적 개선 없이 우수한 학생들을 억지로 일반고로 밀어넣어 봤자 폐단은 뻔하다. 학력의 하향 평준화는 물론이고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우수 학생들은 사교육에 더 매달릴 것이다. 일반고보다 몇 배의 학비가 드는데도 특목·자사고에 줄을 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교육 경쟁력을 키우려면 수월성 교육 제도가 무시돼서는 안 된다. 일반고가 죽었다고 입으로만 걱정하지 말고, 과감하고 전폭적인 일반고 지원 대책을 먼저 내놓으라. 특목·자사고에 쏠렸던 시선들이 일반고로 저절로 돌아간다.

2016-03-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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