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문진 이사장의 과도한 이념 발언

[사설] 방문진 이사장의 과도한 이념 발언

입력 2015-10-08 18:06
수정 2015-10-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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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과도한 이념 편향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고 이사장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야당 일부 의원은 친북 인사로 몰았다. 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이재오 의원은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지목했다. “국사학자의 90%가 좌편향돼 있다”거나 “사법부와 검찰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도 했다. 공안검사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도를 넘어선 발언들이다.

최근 국정감사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그의 발언은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지나치게 편협하고 편향됐다고 본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오긴 했지만 표현도 거칠고 근거나 논리도 미흡하다. 주한 미군 철수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시도했다는 이유를 대며 전직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모는 것부터가 터무니없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국민들이 공산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았고, 또 절반가량은 대통령으로 뽑으려고 지지했다는 말이 된다. 보수 인사를 포함해 건전한 상식을 지닌 국민들이라면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까지 “답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개인 자격으로 사적인 자리에서라면 누구나 어떤 주장도 펼 수는 있다. 하지만 공인 신분이라면 다르다. 더구나 공영방송 이사장이 국감장에서 할 말은 아니다. 방문진은 공영방송인 MBC의 대주주다. MBC 사장을 임명하고 해임하는 권한도 갖고 있다. 뉴스 보도, 편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중요한 기구의 수장이 이념적으로 한쪽에 치우쳐 있다면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매번 불거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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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사장의 이번 발언이 ‘말실수’가 아니라 평소 소신을 표출했다는 점은 더욱 우려된다.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 8월까지는 정제되지 않은 거친 발언이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는 백해무익하고 소모적인 이념 갈등을 언제까지나 반복할 수는 없다. 고 이사장은 공영방송의 이사장으로는 이미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 줬다. 야당의 사퇴 요구가 아니더라도 하루빨리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2015-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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