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로스쿨 저소득층에 문턱 더 낮춰야

[사설] 로스쿨 저소득층에 문턱 더 낮춰야

입력 2015-06-23 17:58
수정 2015-06-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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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사법시험이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로 여겨졌다. 그런데 로스쿨이라고 불리는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부모가 배우지 못하고 경제력도 없는 계층은 더이상 법조인으로 입신(立身)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수치로 드러났다. 이재협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같은 대학 언론정보학과 박사 과정 황현정씨의 공동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로스쿨 출신 법률가,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이들의 논문에서는 1기부터 3기까지 로스쿨 재학생의 부모는 과거보다 기업인이거나 법조인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연구팀은 2009~2011년 입학한 로스쿨 1~3기 출신 법조인의 출신 전공과 부모 직업 및 학력, 가구 소득, 교육 평가, 직업적 평판 등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의 직업이 ‘경영진 또는 임원’이라는 비율은 24.7%에 이르렀다. 사법연수원 40~43기의 14.7%, 34~43기의 14.8%보다 10% 포인트 남짓 높아진 것이다.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10명 이상의 부하 직원을 뒀다’는 항목에 응답한 비율은 45.8%나 됐다. 사법연수원 40~43기의 37.7%를 크게 웃돈 것이다. 한편으로 ‘학자금 대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6.4%로 나타났다. 부모가 학력이 낮을수록 학자금 대출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 않아도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의 존치 여부는 논란거리다. 일각에서는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대표적인 사시 폐지 반대론자다. 그는 “농촌 출신인 저는 사법시험이 있어서 이 자리에 왔다”고 존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사법시험은 학벌·나이·경제력·성별과 무관하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거들고 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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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협의회는 “사시 존치론자들의 솔직한 마음은 법조인 배출 인원을 제한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로스쿨은 저소득층에도 문호를 더 넓혀야 한다. 장학금을 확충해 저소득층 자녀에게 혜택을 집중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성과를 거둔 다음 사시 폐지를 거론하는 것이 순리다.

2015-06-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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