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식구 감싸는 ‘송씨 로비’ 수사라면 특검해야

[사설] 제식구 감싸는 ‘송씨 로비’ 수사라면 특검해야

입력 2014-07-16 00:00
수정 2014-07-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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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 등 힘있는 사정기관에 소속된 공직자들은 스스로 더욱 엄격한 공직윤리 잣대를 적용해 자중하고, 한 점 부끄럼없는 처신을 해야만 한다. 자신이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놓고, 다른 사람의 부정과 비리를 찾아내 엄단한다는 것은 설득력도 없거니와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운 일 아니겠는가. 해당 기관 역시 직원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일고의 배려도 없는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조직이 사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설프게 잘못된 동료애를 발휘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가 조직 전체가 신뢰의 위기에 빠진 사례도 우리 검·경사(史)에는 적지 않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재력가 송모씨 살해사건 수사가 뒤늦게 송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또다시 검·경의 신뢰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제 식구 감싸기’ 수사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송씨의 금전출납 장부인 ‘매일기록부’에 현직 검사와 경찰 등의 이름과 금전 지출 내역 등이 적시된 사실이 드러났지만 검·경의 설명이 잇따라 바뀌고 있다.

수도권 한 지검 A 부부장 검사의 경우, 검찰은 당초 장부에 단 한 차례 ‘○○○검사’로 200만원만 적시돼 있다고 밝혔다가 A 검사로 추정할 수 있는 이름이 10여 차례 등장하고 수수액도 1000만원이 넘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A 검사 관련 내용이 두 차례 300만원으로 송씨 장부에 기록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도 송씨 장부에 전·현직 경찰관 4~5명의 이름이 등장하자 “경미한 인원과 경미한 액수로 감출 이유가 전혀 없다”며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결국 똑같은 사건을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하는 이례적인 모양새가 연출됐다. 검찰의 A 검사에 대한 말 바꾸기도 그렇거니와 ‘제 식구’ 연루 사실이 드러나자 자기가 수사하겠다고 나선 경찰도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검·경의 교차수사로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오히려 검·경의 ‘짬짜미’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국민들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 의외의 거물급 정치인 수사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검·경은 또다시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가는 조직 전체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공여자’인 송씨가 이미 숨진 상태여서 장부에 적힌 당사자들이 부인할 경우,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물론 대가성 입증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모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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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사회에 관내 업자와 유착하며 금품과 향응을 접대받고 편의를 봐주는 사정기관 공직자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자기 식구라는 이유로 그런 공직자들을 봐주고, 그들의 비리를 없던 일로 한다면 그 같은 통탄할 장면은 언제고 재연될 것이다. 일벌백계로 엄단해 공직사회 전체에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보내야만 한다.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원 외에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도 거론되는 만큼 차제에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송씨의 어두운 거래 상대방들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 구태를 재연한다면 특별검사를 통해서라도 비리 실체를 확실하게 규명해야 한다.
2014-07-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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