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방위 ‘SAT 사기’ 국가 망신이다

[사설] 전방위 ‘SAT 사기’ 국가 망신이다

입력 2013-11-19 00:00
수정 2013-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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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기출문제를 불법으로 유통한 전문 브로커 등 20여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제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 중엔 미국 괌에서 치러진 SAT 시험장에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 문제를 촬영하는가 하면 국내시험에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문제를 암기해 오도록 한 뒤 복원해 강의에 활용한 학원 운영자도 있다. 판매 브로커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기출문제는 비공개 문제의 경우 최고 30만원대에 거래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방위 ‘SAT 사기’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돈벌이를 해온 셈이다. 한국은 이미 SAT와 미국 대학원입학시험(GRE), 토플 등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으로부터 ‘요주의 국가’로 지목돼 있다. 그럼에도 SAT비리가 이어지고 있으니 국가의 격마저 손상을 입을 지경이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최대 교육기업인 피어슨이 실시한 ‘세계 교육강국’ 연구조사에서 1위 핀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교육을 배우자”고 말한다. 그러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SAT부정 문제는 우리가 과연 교육강국이고 롤모델이 될 자격이 있는지 따져보게 한다. 우리는 여전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명문대학에 들어가 입신양명하겠다는 전근대적인 출세지향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종종 상궤를 벗어나는 이상(異常) 교육열도 그런 배경에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선의의 피해자다. 벌써부터 한국 학생의 SAT 성적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려는 대학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온갖 수법으로 국제적 부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학원들을 철저히 단속하고 관련 학부모와 학생까지 책임을 물어 엄벌해야 한다. 현행법상 비리에 연루된 학원에 대한 징계는 90일 영업정지 처분이 고작이다. 강사들만 가벼운 처벌을 받을 뿐 학원들은 오히려 ‘약발 있는’ 학원으로 더 큰 명성을 누린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SAT문제 유출학원 퇴출 등의 내용을 담은 ‘SAT교습학원 정상화대책’을 내놓았지만 당국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를 포함한 전 사회가 나서 ‘비리학원’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불침번을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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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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