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페이고’ 의무화 재정준칙 삼을 만하다

[사설] ‘페이고’ 의무화 재정준칙 삼을 만하다

입력 2013-09-30 00:00
수정 2013-09-3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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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페이고’(PAYGO·Pay As You Go) 준칙의 법제화 카드를 내놓았다. 정부나 국회가 재정 투입이 필요한 법을 만들 때 기존 사업의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을 늘리는 등 재원 확보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제도 도입을 위해 국가재정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새누리당과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기초연금 축소 논쟁에서 보듯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주 공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을 보면 박근혜 정부는 집권 5년 내내 적자 살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들어올 돈에 비해 쓸 곳은 많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36.2%, 내년 36.5%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 비해 훨씬 낮은 편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통일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국가채무는 515조 2000억원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60조 3000억원(GDP 대비 11.9%)에 비해 8.5배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채무 증가세가 너무 가파르다.

미국은 연방법에 국가 채무 상한선을 두고 있다. 의회에서 진행 중인 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 협상을 다음 달 중순까지 타결지을 수 있을지 전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돼 있다. 연방 정부의 부분 폐쇄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회법에 재정 지원이 필요한 법률안을 의원 입법으로 발의할 경우 비용추계서를 첨부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 조항 등으로 효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의원 발의된 총 2716건의 법안 중 비용추계서가 첨부된 것은 1029건(37.9%)에 그쳤다. 복지 요구 확대로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법안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야는 활발한 논의를 통해 예산 낭비를 막을 방책을 찾아야 한다.

페이고 제도의 의무화 필요성은 과거 정부에서도 제기된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해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페이고 준칙은 포퓰리즘 정책을 차단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재정준칙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는 데 지장을 주는 일은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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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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