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 뒷전인 서울시·국토부 호환카드 싸움

[사설] 소비자 뒷전인 서울시·국토부 호환카드 싸움

입력 2013-09-04 00:00
수정 2013-09-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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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카드로 전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사업이 반쪽 서비스로 시작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가 오는 1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이 사업에 5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는 서울시가 빠졌기 때문이다. 양측 실무진이 협의 중이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절반의 서비스로 인한 국민의 불편이 이어질까 심히 우려된다.

국토부는 어제 서울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와 협의를 끝내고 교통카드 전국 호환 협약식을 가졌다. 이 사업은 국토부가 지역마다 사업자가 달라 호환이 안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2007년 시작한 호환교통카드 시책이다. 지금의 교통카드는 특정 지역의 버스와 지하철에만 사용 가능하지만, 호환교통카드는 전국의 고속도로·철도·공항·지하철·시내버스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선박·공영주차장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는 데는 교통카드시장에 대한 기업의 이해타산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T머니’ 사업체와 국토부의 시스템을 개발한 사업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T머니는 서울시가 1대 주주(36%)로 전국 교통카드 시장의 53%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연간 1000억원대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런 이해관계로 서울시는 “기존 교통카드도 함께 사용토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표준을 따라야 하고, 사업자 간의 형평성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그동안 양측은 수없이 협상을 벌여 왔다고 한다. 많은 사업이 그렇듯이 서로 간에 일방적 주장과 의혹도 난무했다. 예컨대 서울시는 국토부의 호환카드가 일반형(2500원)보다 두 배나 비싸고 도로공사의 수익으로 들어간다고 주장하고, 국토부는 서울시가 시장지배자적인 고자세를 너무 내세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서비스의 주체는 기관과 사업자가 아니라 교통카드를 하루에 평균 두 번씩은 사용하는 국민이다.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는 교통 시책이 반쪽 서비스로 시작돼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전국호환교통카드의 기술 표준과 서울시의 교통카드 기술표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니, 두 기관은 힘겨루기를 접고 절충점을 속히 찾길 바란다. 특히 사사로운 업체 간의 이해관계를 등에 업고 대국민 서비스를 볼모로 해선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두 기관 간에 타협할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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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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