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낮술에 취한 코레일 믿고 열차 탈 수 있겠나

[사설] 낮술에 취한 코레일 믿고 열차 탈 수 있겠나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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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의 일부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고 근무를 한 사실이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잇단 지하철 사고로 대국민 사과를 한 지 한 달도 안 돼 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 서울 이문차량사업소 소속 직원 5명은 지난주 사업소 내 중수선(중정비) 대기실에서 소주 3병을 배달시켜 나눠 마신 뒤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측은 음주 의혹이 제기된 직원들은 전동차 운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기계관리원들이라고 밝혔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코레일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문차량사업소는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중앙선 전동차가 하루에도 수십편씩 드나들며 검수를 받는 곳이다. 더구나 중수선은 일일점검 수준인 경수선과 달리 열차 전체를 분해·점검하고 성능이 저하된 부품을 개선·교체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한 치의 방심도 있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음주 의혹 당사자들은 배달시킨 소주를 마시지 않고 버렸다고 강변한다. 잘못하고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셈이다. 코레일은 이미 이들을 직위 해제했지만 정밀 감찰을 통해 강력한 징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감독 책임자도 엄중 문책해야 한다. 코레일 스스로 밝혔듯 전국 일선 철도현장에 대한 복무 점검과 기동감찰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코레일은 ‘사고철’도 모자라 ‘음주철’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그동안 사고가 날 때마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됐다. 구조적인 문제보다 더 조직을 병들게 하는 게 근무기강 해이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음주 파동 관련자들은 일벌백계해야 한다. 코레일은 지금 왜 고속철 경쟁체제 도입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지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KTX 누적 이용객 3억명 돌파를 자축하기에 앞서 깊이 자숙하는 자세부터 갖추기 바란다.



2012-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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