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입력 2011-08-31 00:00
수정 2011-08-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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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복지 확대 정책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너도나도 보편적 복지에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제 2012년 대선을 통해 집권할 경우 2013년부터 5년간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국채 발행 없이 부자 감세 철회 및 세출입 구조조정 등으로 연평균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3+1’이라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다음 달 1~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복지의 전향적인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주택·의료와 같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 기만에 불과하다.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에 돈을 부으려면 다른 곳을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풍선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인 반면 미국은 99.9%, 유로존(평균) 87.3%, 일본 229%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통계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저하되며 저축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적 자본 축적이 감소돼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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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대선이 예정돼 있어 복지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복지로 돌아서면 장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1990년 고령자 인구가 1970년의 두배로 늘면서 복지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본이 골탕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도 복지 확대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2011-08-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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