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공사 제4공구(대구~울산)에 ‘불량 침목’을 공급한 특정업체가 제5공구(울산~부산)에도 침목을 독점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제4공구의 콘크리트 침목이 깨지고 금이 간 ‘물리적’ 원인은 대략 밝혀지고 있으나, 특정업체의 독점적 공급과 부실시공, 부실감리, 감독기관의 부실감독 등 사회적·행정적 원인은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시공될 제5공구마저 같은 업체의 제품이 납품된다니 완공 후 고속철도를 타도 괜찮은지 우려된다.
우리는 지난 17일 이 난을 통해 감독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거니와 사고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제4공구에 대해 응급처방이 아니라 정밀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관련 학계, 검사기관 등과 협력해 의사결정 단계에서부터 시공과 감리에 이르기까지 부실의 실태와 원인을 샅샅이 훑어야 한다. 또 사법당국의 엄정한 전면 수사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정업체가 제5공구에 침목을 납품해도 괜찮은지 재검토해야 한다.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철도는 작은 부실 하나로도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나 한국철도시설공단, 국토해양부 등 관련 기관의 행태를 보면 도대체 생명을 다루고 있다는 긴장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낸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은 직을 걸고 고속철도의 안전성을 담보해내기 바란다. 그 자신을 포함해 누구라도 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수사도 의뢰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2009-02-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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