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좌편향’ 시정하려다 ‘우편향’ 교과서 될라

[사설] ‘좌편향’ 시정하려다 ‘우편향’ 교과서 될라

입력 2008-10-07 00:00
수정 2008-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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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 검증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가 오해살 만한 일을 했다. 일선 학교에 현대사 관련 교사용 참고자료를 배포키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 입맛에 맞는 내용이 동영상, 사진 등과 함께 담겨 있다고 한다. 교과부는 이 자료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좌편향’ 교과서 개편방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잡아떼지만 본래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않는 법이다.

어제 첫 문을 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감장에서도 교과서 이념논쟁이 최대 쟁점이었다. 여당 의원들은 검증교과서의 일부 내용이 북한 역사교과서를 베꼈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이를 ‘우편향’ 교과서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맞받아쳤다. 우리는 그 동안 검정교과서의 내용 중 일부가 친북, 반미, 반기업적 정서나 표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다고 누누이 지적해 왔다. 잘못된 사실은 마땅히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수정·보완은 공통되고 보편타당한 사실과 가치를 기반으로 해야지 특정 이념이나 정파의 의견에 오염돼선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좌편향’을 바로 잡으려다 ‘우편향’하는 악순환이 걱정스럽다.

아직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교과서의 영향력은 막강하다.‘좌편향’이든,‘우편향’이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 교과서 기술 단계에서부터 학자, 정부,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하고 다양하게 수렴해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 등 전문 감수기관이 검증을 감수하는 엄격한 검증시스템 마련이 급선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를 바꾸는 소모적 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말이다.

2008-10-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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