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압수단으론 집값 못 잡는다

[사설] 강압수단으론 집값 못 잡는다

입력 2005-04-27 00:00
수정 2005-04-2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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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전방위 옥죄기에 나섰다. 안전진단 직권 중지, 건설사 세무조사 의뢰 방침에 이어 관리처분계획 인가 취소 또는 보류 방침을 천명하고 재건축비리 수사를 수도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도 건설사의 분양가 담합 여부 조사에 나설 것 같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융단폭격은 건설사와 부동산중개업자, 재건축조합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2003년의 초강력 투기억제책인 ‘10·29대책’이 무력화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넘지 못하게 하겠다던 정부로서는 불가피한 고육책으로 이해된다.

정부가 이번에 대책을 쏟아내면서 밝혔듯이 재건축 이권을 둘러싼 각종 비리가 분양가 및 건설비용 상승의 원인이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조치는 뒷북 행정이라고 할 정도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규제 일변도의 강압적인 수단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올바른 접근방법이 아니라고 본다. 거듭된 규제에도 강남의 집값이 치솟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도 공급시장을 규제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강남 수요는 교육과 함수관계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강남에 아파트 공급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이 없다면 강남 이상의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방안으로 집값 상승에 대처해야 한다. 그러면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도 자연적으로 분산될 수 있다. 근본 치유는 놔둔 채 환부만 들쑤시는 부동산대책은 이젠 그만둘 때가 됐다.

2005-04-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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