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기오진 유아사망 의사 40%책임’

[사설] ‘감기오진 유아사망 의사 40%책임’

입력 2004-12-20 00:00
수정 2004-12-2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폐렴에 걸린 아이를 단순 감기로 진단해 한 달 이상 감기약 처방만 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에게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비록 하급심 판결에 불과하고 배상책임도 손해액의 40%로 제한됐지만 의료사고를 발생시키는 의료문화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는 판결이라고 본다.

법원은 “의사가 처음에는 단순감기 외의 질병을 의심하기 어려웠다 해도 증상이 낫지 않고 계속 악화됐다면 이후에는 폐렴 등 합병증이나 2차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사선 검사를 하거나 상급병원으로 옮기도록 권유했어야 한다.”며 의사의 진료 소홀을 인정했다. 지금까지 의료사고 소송의 쟁점은 의사의 과실 입증과 설명 의무의 기준이었다. 이번 판결은 최선의 진료와 설명의 의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더 큰 병원으로 옮기도록 ‘설득’의 의무까지 지운 경우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은 비슷한 증상의 경우라도 다각적 진료가 필요한데도 병·의원들이 환자를 붙잡아두고 치료를 계속해 병이 악화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고 느껴왔다. 특히 1∼3차 진료기관으로 의료체계가 단계화돼 있는 경우 상급병원 이관 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실상은 그렇지 못해 1차 병·의원을 기피하는 원인이 돼 왔다.

의료소송의 부담은 의사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모든 국민에게 되돌아 온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의료사고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번 판결이 유사소송이 줄을 잇게 되는 출발점이 아니라 유사 피해의 발생을 막는 면역제가 되기를 희망한다. 의료인들은 환자의 권리 보호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04-12-20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