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력자 명단’ 96%가 진급했다면

[사설] ‘유력자 명단’ 96%가 진급했다면

입력 2004-12-08 00:00
수정 2004-12-0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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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장성진급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군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진급심사가 있기 전에 대상자를 내정했다는 문제제기를 부인하기가 어렵다. 군 검찰이 찾아낸 ‘유력 경쟁자 명단’은, 지난 3월부터 대상자를 압축해 오다 7월에 이미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별을 단 인원은 50명(기무사 몫 2명은 별도)인데, 그 가운데 96%에 이르는 48명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탈락한 2명도 진급심사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고 청와대 인사검증위원회가 마지막 단계에서 개인 비리를 이유로 걸러냈다고 한다. 따라서 명단에 있는 50명 모두가 일단 육군의 진급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를 두고 명단 작성자인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의 한 중령은 부문별 빈 자리를 미리 판단하고자 개인적으로 만들었으며 공식 인사기구에는 넘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 개인이 진급자 전원을 예측할 정도로 장성 선발이 단순한 일이라면 네 차례에 걸친 엄격한 진급심사는 불필요할 것이다. 장성 자격을 판단하는 데는 객관화한 수치 이상의 기준이 적용됨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진급 대상자 1151명의 인사기록 검증작업을 9월23일 하루에 끝냈다든지, 진급자의 인사자료 가운데 불리한 기록을 고의로 누락한 일 등도 의혹을 부추기는 사실들이다.

이번 수사와 관련, 군의 일각에서 상당한 불만을 토로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은 태도이다. 인사에 비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드러났으므로 군은 수사 결과를 묵묵히 지켜보면 될 일이다. 의혹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대다수 군인들의 명예와 사기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4-12-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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