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는 뭘 믿고 경제낙관론 펴나

[사설] 정부는 뭘 믿고 경제낙관론 펴나

입력 2004-08-07 00:00
수정 2004-08-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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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지표들이 온통 어둡게 나와 우리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 기대 지수는 3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대표적 내수 업종인 소매업 생산은 17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고유가 속에 7월 생산자 물가는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7%의 증가세를 기록,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기업 투자는 살아날 기미가 없고,수출 기업들은 고유가와 가격인하 경쟁 부담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소비·투자·수출 등 경제성장의 3개 축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이러니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한국경제 관련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과 수출 성장세 둔화 가능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내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의 5%보다 훨씬 낮은 3.7%로 제시하는 등 장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정부의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어제 열린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없으며,올해 5%에 이어 내년엔 5.2∼5.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내수는 2·4분기에 바닥을 벗어났고,하반기엔 수출과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한다.정부는 지난 상반기에도 올해 6%대의 성장이 가능하다거나,6월 말부터 투자와 내수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등의 예측을 해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불확실한 비관론은 자제해야 한다.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불안감을 조성하면 경기회복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그러나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경기 예측이나 진단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근거 없는 낙관론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만 아니라,정확한 처방을 할 수 없게 한다.냉철한 판단으로 경제난을 극복해야 한다.

2004-08-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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