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권 생존 고객만족에 달렸다

[사설] 은행권 생존 고객만족에 달렸다

입력 2004-02-24 00:00
수정 2004-02-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미은행이 세계 최대의 금융업체인 씨티은행으로 넘어감에 따라 국내 금융업계는 전례없는 변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외환위기 이후의 구조조정이 관 주도로 강요된 금융권 재편이라면,이번에는 세계 1위의 금융업체와 영업 및 서비스의 질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190년의 전통을 지닌 씨티은행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7배나 클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게다가 37년간의 국내 영업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최첨단 영업 기법을 보유하고 있다.여기에 225개 지점망을 거느린 한미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그 파괴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지금까지 제일,외환,한미은행 등이 외국인의 손에 넘어갔지만 인수 자본이 단기 차익을 노린 펀드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업체들이 맞은 상황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우리는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국내 금융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은 물론,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러자면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국내 금융업체들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부터 타파해야 한다.국내 은행끼리 서로 ‘베끼기’식 영업으로 담합하면서 공존하던 시대는 끝난 것이다.이제부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제공하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특히 고객보다는 관의 눈치를 먼저 살피는 등 위험 관리를 게을리 해서는 공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도 은행에 무리한 협조를 요구하는 관치의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국내 금융업체들이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 차원 높은 감독기법을 발휘해야 한다.씨티은행과의 경쟁이 독이 될지,약이 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2004-02-24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