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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좋은세상] 대통령 되는 게 꿈이라고?

[강지원 좋은세상] 대통령 되는 게 꿈이라고?

입력 2011-04-28 00:00
업데이트 2011-04-2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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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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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대표
강지원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 대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곧잘 “네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아예 각자의 꿈을 적어 내 보라고 지시하는 선생님도 있다. 요즘 아이들 대답 중 가장 많은 것은 연예인이다. 왜 연예인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멋있잖아요.”, 아니면 “인기가 있잖아요.” 한다. “돈도 잘 벌어요.” 하고 말하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은 세상사에 대한 정보가 적다. 그러니 무슨 직업인이 되고 싶으냐고 묻거나 답하는 것은 모두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꿈 이야기는 으레 직업 이야기인 줄 알고 묻고 답한다. 아이들은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 중 멋있어 보이는 것을 골라서 답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연예인이다. 그 다음으로 선생님이다. 개중에는 “부자요.”, “대통령이요.”라고 소리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데 도대체 그런 직업들이 아이들에게 꿈이 될 수 있는가. 아니다. 그런 직업들은 꿈이 아니다. 꿈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할 뿐 꿈은 더 깊은 곳에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꿈, 아니 우리네 사람들의 종국적인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자기실현이다. 자신의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찾아 그것을 갈고닦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다. 자기실현에 성공한 사람은 행복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하기 때문이다. 다만 자기실현은 그 가치가 자기에게 국한된다. 그래서 자기실현의 성취를 자기에서 벗어나 타자에게까지 확대하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진다. 나의 확장이요 세상에 대한 기여다. 이런 성취를 이뤄낸 사람은 행복의 크기가 더 커진다.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은 만큼, 그만큼 타자와 함께할 수 있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연예인, 선생님, 기업인, 대통령을 직업이라고 할 때 이것들도 삶의 목표가 아니라 방편일 뿐이다. 자기를 실현하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수단과 방법인 것이다. 꼭 꿈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면 과정상의 꿈, 혹은 중간적인 꿈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직업은 수시로 바뀔 수도 있다. 소질과 적성의 범위 안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곧잘 착각을 한다. 그것들을 목표로 삼는 탓으로 온갖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무조건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이 되고 명예를 누리는 선생님이 되려 한다. 돈을 벌어 마구 쓸 수 있는 부자가 되고 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대통령이 되려 한다.

이제 또다시 이 나라에 대통령선거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이곳저곳에서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대통령 되는 게 꿈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아이들 같다. 폼 재고 잘난 체하던 과거 대통령들의 모습이 멋있어 보였던 탓일까. 허영과 허세, 겉멋과 과시에 빠진 듯한 몰골들이다. 진짜 꿈, 대통령이 되는 것 이상의 더 깊이 있는 꿈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대선주자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 무엇을 어떻게 해서 어떤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지 자신들의 꿈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은 좋은 꿈이어야 한다. 편파적이거나 독선적이어서는 안 된다. 실로 그런 꿈을 가진 이들은 미련이 적다. 일단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은 하지만 설사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다른 방편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출세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런 이들이 오히려 확실한 대통령감이다.

연예인이나 선생님이나 부자도, 연예인이나 선생님이나 부자가 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이 되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꿈을 세워야 한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의 소질과 적성 속에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발휘해 자기를 실현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데 있다. 돈, 권력, 명예, 인기 따위는 그것을 위해 필요한 수단과 방법일 뿐이다. 거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탐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2011-04-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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