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한강과 도시 경쟁력/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한강과 도시 경쟁력/김성곤 산업부 전문기자

입력 2011-11-18 00:00
수정 2011-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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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것은 아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 얼추 밑그림이 그려졌고, 이것을 오 전 시장이 고치고 확대해 내놓은 게 한강르네상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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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산업부장
김성곤 산업부장
‘10·26 재·보궐 선거’로 수도 서울의 수장이 바뀌었다.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시장은 취임 초부터 제 색깔을 내고 있다. 그의 소신대로 복지예산을 확충하는 대신 한강르네상스 예산은 삭감하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강변북로 확장 사업을 유보했다. 경전철·뉴타운을 놓고도 저울질 중이다.

수장이 바뀐 만큼 정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박 시장도 당연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서히 밑그림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예산을 자세히 뜯어본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 서울시 예산이 발표되던 날, 갑자기 ‘도시경쟁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고건 시장 이후 내리 세 번째 민선 서울시장에 정치인 등 비(非)행정가들이 당선돼 서울시를 이끌고 있다.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뉴타운과 청계천, 버스공영제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도시 디자인과 대기 질, 한강르네상스 등을 들고 나왔다. 나중에 한강르네상스가 그의 대표 상품처럼 돼버렸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오 전 시장의 대표작은 서울의 공기 질과 디자인이었다. 한강르네상스는 3순위쯤 됐다. 두 전임 시장 모두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를 통해 업적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물론 시스템의 개선 분야에서 치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들의 시정은 외형적인 부문에 무게중심이 가 있었다.

반대로 박원순 시장은 하드웨어보다는 복지 등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임 시장이 펼치던 상당수의 사업을 예산배정에서 제외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한강르네상스다. 도로 확장 등 토목공사에도 상당수 메스가 가해졌다. 복지사업을 확충하려면 결국 이들 사업을 축소하거나 보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전임 시장들이 자초한 부분이 없지 않다. 한강르네상스의 경우 당초 취지와 달리 너무 욕심을 부렸다. 한강르네상스의 주요 콘텐츠는 노들섬 문화 콤플렉스 건설에서부터 공연 전용 유람선의 운항, 여의도 샛강 잇기, 반포·여의도·용산 등의 권역별 특성화 사업 등 100개 가까이 됐다.

그러다 보니 한강르네상스가 전시행정으로 비쳐지고, 시민과 시의회 등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한강에 손을 댄 때는 올림픽이 열리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한강종합개발계획을 비롯해 1986∼88년에 벌인 한강 및 주변지역 정리계획을 통해 한강에 호안이 둘러쳐졌고, 강 양쪽으로 올림픽도로와 강변북로가 새로 뚫렸다. 과거에는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던 한강이 시민과 멀어지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다.

교통에는 보탬이 됐는지 모르지만 한강은 우리의 품을 떠나 즐기는 한강에서 보는 한강으로 바뀌었다.

당시 오 전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는 이런 한강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너무 거창하게 추진하면서 역풍을 맞았고, 제대로 이룬 것 하나 없이 좌초했다.

이젠 박 시장이 한강르네상스의 자리를 한강 복원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예술섬이나 서해뱃길 등은 접고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고 한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적지 않다. 영국의 템스강이나 프랑스 파리의 센강은 보는 데서만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넘어 세계인의 명소가 됐다. 한강은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갑속에만 넣어놓고 바라보기만 할 것인가.

현실과 동떨어졌거나 전시성이 강한 것 등은 걷어내더라도 한강이 시민과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사업들은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복지와 환경, 토목 사업 모두 도시경쟁력엔 필수항목이다. 다만, 우선순위가 있을 뿐이다. 시민의 복지가 시정의 근본적 목표이기는 하지만, 서울의 도시경쟁력 확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서울시장의 주요 의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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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gone@seoul.co.kr
2011-11-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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