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오바마와 여성, 그리고 힐러리/김미경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와 여성, 그리고 힐러리/김미경 워싱턴특파원

입력 2014-05-10 00:00
수정 201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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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워싱턴특파원
김미경 워싱턴특파원
“여성이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합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몇 개월 새 각종 연설에서 수차례 강조한 말이다. 올 들어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정책인 ‘오바마케어’와 최저임금 인상, 동일임금 추진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여성에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정책의 잇단 실정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유독 여성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성 맞춤형 정책들이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사활을 걸고 싸웠던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은 지난 3월 말 공식 사이트를 통한 가입을 마감한 결과, 당초 목표치였던 700만명을 훨씬 넘는 800만명이 가입했다. 이 가운데 여성이 54%, 남성이 46%로, 그동안 보험료가 남성보다 높아 가입하지 못했던 여성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 “부모와 두 아이를 돌보는 ‘워킹맘’인 34세 여성을 만났는데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나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에 보험에 가입했으니 가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공화당의 반대에 부닥쳐 최근 상원에서 부결된 최저임금 인상안도 들여다보면 여성을 위한 정책임을 알 수 있다. 백악관이 발표한 ‘최저임금 인상이 여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20페이지짜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약 7500원)를 10.10달러로 올릴 경우 저임금 및 팁에 의존하는 근로자의 55%와 72%를 차지하는 여성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뉴욕 갭 매장을 방문, 최저임금 인상을 기대하는 여성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공화당에 맞서고 있다.

‘오바마표’ 여성 우호 정책의 압권은 현재 남성 임금의 77% 수준인 여성 임금을 남성과 동일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일임금법안 추진이다. 그는 법안이 의회에서 저지당하자 연방정부 계약 업체들을 우선 대상으로 임금 차별 해소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여성인데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77센트밖에 받지 못한다”며 “내 두 딸이 다른 집 아들들과 같은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3대정책’ 추진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서민, 특히 여성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가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와 2012년 재선됐을 때 여성 표심이 그에게 쏠렸던 것을 감안한다면 여성 우호 정책으로 보답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주목되는 것은, 차기 대권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냐다. 힐러리 전 장관은 최근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겪었다. 딸 첼시의 임신 소식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불륜 스캔들 상대인 모니카 르윈스키가 침묵을 깨고 대중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벌써부터 여성 유권자들은 이 두 가지 뉴스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성 표심이 민주당과 힐러리 전 장관에게 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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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lin7@seoul.co.kr
2014-05-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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