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를 열다] 1965년 신정 명보극장 앞

[DB를 열다] 1965년 신정 명보극장 앞

입력 2013-01-04 00:00
수정 2013-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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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전, 명절이면 극장가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마땅한 즐길 거리가 없었기에 신정이나 설날에 영화 구경은 거의 유일한 낙이었다. 사진은 1965년 1월 2일 서울 중구 명보극장 앞이다. 신정 특선으로 개봉된 영화는 최은희 주연의 ‘청일전쟁과 여걸민비’다.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표를 사려고 극장 앞을 가득 메우고 있다. 머리에 보자기를 두른 아낙네들은 혹시 암표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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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명보극장 등 4대문 안의 개봉관들은 1990년대 들어 재벌의 자본력에 무릎을 꿇었다. 여러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면서 좋은 시설을 갖춘 복합상영관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1957년 문을 연 명보극장은 시대의 흐름을 좇아 복합관으로 고쳐서 변신을 시도했으나 관객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2008년 문을 닫고 말았다.

단성사·스카라·국도극장 등도 명보와 비슷한 폐관의 운명을 맞았다. 명보극장 맞은편의 스카라는 헐렸고, 호화로운 석조건물이었던 국도극장도 철거되어 호텔로 바뀌었다. 특히 명보극장과 같은 해 부도를 내고 문을 닫은 단성사의 몰락은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1919년 한국인이 최초로 만든 영화 ‘의리적 구토’를 상영한, 영화의 고향과 같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2013-01-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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