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촉법소년/김산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촉법소년/김산

입력 2012-08-18 00:00
수정 2012-08-1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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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자동차 붕붕을 훔쳐 타고 읍내를 질주합니다.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고 했지만 죄다 거짓부렁. 꼬마 자동차 붕붕을 질질 끌며 소년은 신작로를 새로 만듭니다. 당신은 전진하고 당신은 따라오고 당신은 넘어지고 당신은 융기합니다. 저수지 숲속에는 밧줄을 맨 나무 교수대들이 엄마엄마 울고. 공중에는 까마귀가 까치까치 웃고. 천둥과 번개가 소년을 심문하고. 장대비와 먹장구름이 소년을 구금합니다. 반짝 해가 뜨고 소년은 만기출소합니다. 터번을 휘감고 양탄자를 탄 소년이 읍내를 질주합니다. 죽은 엄마를 찾아 시장을 지나 들판을 날아 다닙니다. 소년은 크레파스를 들고 크레바스의 품으로 추락합니다. 안녕 안녕 얼음의 입구가 따뜻합니다.



2012-08-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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