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취지 잃은 간호사 채용 박람회/최남정 인천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

[발언대] 취지 잃은 간호사 채용 박람회/최남정 인천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

입력 2012-07-23 00:00
수정 201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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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정 인천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
최남정 인천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
중소병원협의회 주최 채용박람회에 갔다. 간호사 구인난을 반영하듯 30여개 중소병원이 부스를 마련, 경쟁적으로 간호사를 모집했다. 그러나 지원 창구에는 간호사가 아닌 병원 행정직만 넘쳐났다. 이유는 병원 부스마다 간호부서 채용담당이 아닌 병원 행정직 채용담당들이 상담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간호사 근무조건을 묻자 “모른다.”면서 궁금한 사항은 직접 병원을 찾아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간호부서 담당자가 없느냐는 질문에 “너무 바빠서”라고만 해명했다. 간호사가 부족해 열었다는 채용박람회의 취지가 무색했다.

필자 역시 취업을 망설이던 유휴간호사였다. 전업주부를 계속하느냐, 의료현장을 다시 찾느냐를 놓고 오래 갈등하다 지난해부터 유휴간호사재취업센터의 전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방의 중소병원 상당수가 간호사 구인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유휴간호사 재취업 사업을 통해 간호사와 병원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채용박람회장에서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중소병원의 근무조건이 여전히 열악한 탓이다. 3교대 근무 가능자만 원하는가 하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이 양육을 병행하는 간호사들의 지원을 막고 있는 것이다. 급여도 너무 낮다.

해마다 1만 4000명의 예비간호사들이 간호대를 졸업하고 있다. 또 9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유휴간호사 가운데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20~30대는 절반이 넘는 5만여명이다. 간호사 배출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적 측면에서라도 대학에서 잘 교육된 간호사들이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

특히 중소병원들이 간호사 채용을 진정 원한다면 선발하려는 의지부터 다져야 한다. 여론몰이식의 형식적 채용박람회는 안 된다. 구직을 희망하는 간호사들이 중소병원에서 전문직으로서의 길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근무조건을 개선하려는 고민도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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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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