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4대강사업 책임 떠넘기기 공방 유감/김성곤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4대강사업 책임 떠넘기기 공방 유감/김성곤 산업부 차장

입력 2009-10-16 12:00
수정 2009-10-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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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투자를 종용한 공무원이나 수공 담당자가 누구입니까.”(모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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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산업부 차장
김성곤 산업부 차장
“당시 유권해석 의뢰에 대한 질의회신 자료가 없어서 책임자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정부 혹은 수자원공사 4대강 담당자)

2013년 5월 어느 날 국회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국정조사의 한 장면을 그려본 것이다. 이런 광경을 필자만 떠올렸을까. 유감스럽게도 필자뿐 아니라 정부나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담당자도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난 6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뚜렷한 쟁점이 없는 이번 국감에서 그나마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이 4대강 사업이다. 국감 첫날 국토해양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은 수자원공사가 8조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을 떠맡는 것에 대한 적법성 논란을 제기했다. 한국수자원공사법 9조와 26조를 들어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사업에 수공이 시행자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야당은 수자원공사가 법무공단 등 4개 기관에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수공이 4대강 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하천법과 수자원공사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이를 강행했다고 따졌다.

수공은 ‘국토부에서 적법하다고 유권해석을 했고, 또 당초 법률자문에서 적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법에 위배된다는 해석을 했지만 정부가 이자보전 등 적자를 보전해 주겠다고 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4대강에서 어떻게 8조원의 투입비를 뽑을 수 있는지, 또 국토부에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했다면 누가 그런 해석을 했는지 문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사이에 오간 공문 등을 감안하면 일의 진행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4대강 살리기 사업에 수공 참여 적법한가)→국토부(4대강 사업 참여가 적법한지를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물어왔는데 수공의 의견은 어떤가)→수자원공사(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법에 위배된다)→국토부(이자 등 적자를 보전해 주겠다)→수자원공사(그럼 사업참여하겠다)’로 오가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만 보면 법령상 문제는 없는지 등을 철저히 따진 깔끔한 행정절차로 비쳐진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야당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국토부 등 담당 공무원의 유권해석이 서류로 남아 있지 않고, 구두로 이뤄진 것은 먼 훗날 수공이 부실덩어리(?)로 전환한 이후 이를 따지는 국정조사나 감사 등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수공이 법무법인 등의 자문결과를 빌려서 사업 참여를 하지 않으려 했다거나 아니면 정부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게임(?)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수공 임원은 국감에서 법무법인의 자문 결과 4대강 사업 참여가 적법하다는 의견과 법에 위배된다는 양론이 있었지만, 이중 위법하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했다고 밝혀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4대강 사업은 이미 되돌리기에는 불가능해진 상태다. 이런 4대강 사업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2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유사 이래 처음 시도되는 역사적인 사업인 만큼 담당자들의 당당함을 보고 싶다. 말로는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먼 훗날의 추궁(?)을 염두에 둔다면 국민은 물론 자신도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4대강살리기 사업은 정치적 성격이 짙어서 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행정부나 정부투자기관까지 정치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국토부와 수공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범위에서 합법적으로, 소신껏 추진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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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2009-10-1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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