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정책 원칙 지켜라/이칠용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장

[발언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정책 원칙 지켜라/이칠용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장

입력 2009-09-07 00:00
수정 2009-09-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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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칠용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장
이칠용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장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형문화재 정책은 그 어떤 정책보다도 철저하게 전통과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가 최근 무형문화재 제1호 칠장(漆匠) 종목 중 ‘생옻칠장’과 ‘나전칠장’을 ‘휴칠장’으로 그 기능종목을 바꾼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첫째 ‘휴칠(?漆)’이란 우리말 국어대사전에도 없는 용어이다. 일본의 경우 휴칠장 두 사람이 인간국보로 지정돼 있다. 일본에서 휴칠이란 우리가 말하는 건칠(乾漆)을 지칭하며, 넓은 의미의 칠(漆)도장을 말한다. 그런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무형문화재 이름에 우리 고유 명칭을 버리고 외래 명칭을 사용한단 말인가.

휴칠장에 앞서 서울시가 나전칠장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도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1996년 나전칠기장이 세상을 떠난 뒤 나전칠기장이 아닌 칠장을 후속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항의가 잇따르자 고육지책으로 붙인 이름이 나전칠장이다. 그 나전칠장을 이번에 다시 휴칠장으로 이름을 바꾸어놓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생옻칠장에서 휴칠장으로 타의에 의해 기능종목이 달라진 한 서울시 무형문화재는 문화재 위촉장을 반납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채화칠장’도 ‘칠화장’으로 변경했는데, 이는 처음 지정할 때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종목 변경에 대한 뚜렷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황칠(黃漆)은 분명 옻(漆)과는 전혀 다른데 어떤 근거로 옻 종목에 포함시켜 놓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0호 초고장과 제29호 등메장은 풀·짚·완초·용수초 등으로 화문석·돗자리·방석·그릇 등을 제작하고 있는데, 사용하는 재료와 제작기법이 약간씩 다르다 하여 한 집에서 작업하는 부부 모두를 문화재로 지정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차라리 미지정분야인 화각, 지화, 다회, 문방사우, 전통인형 등 다른 종목에서 한 분야라도 더 지정하는 것이 우리 고유문화유산을 보존 발전시키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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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칠용 (사)근대황실공예문화협회장
2009-09-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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