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대표
그러나 앞으로 인도가 중국 못지않은 중요한 파트너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지난달 체결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의 초석으로 중요성이 매우 크다. 21세기 ‘아시아의 시대’에서 핵심은 친디아(Chindia)라고 일컫는 중국과 인도다. 양국은 인류문명 발상지로서의 자부심, 엄청난 인구, 빠른 경제 성장, 점증하는 군사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바탕으로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제일의 인구대국(2008년 6월 기준)은 13억 3000만 인구를 가진 중국이며 인도는 11억 5000만으로 2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강력한 인구 억제정책에 비해 인도는 여전히 인구가 급성장해 2030년쯤에는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인도가 주목받는 것은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부지기수로 포진하고 있어 성장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래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면 인도도 1980년대 말 이래 6%대의 성장을 누리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 공장으로 부상했다면 인도는 세계 IT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중국경제가 인도보다 앞서 나가고 있으나 향후 인도가 중국을 추월, 21세기 중반에는 경제규모상 중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독립 이래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있는 인도는 공산당 일당 독재의 부담을 안고 있는 중국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적이다. 둘째, 중국은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해 인구의 노령화가 급진전되고 있으나 다산전통의 인도는 젊은층이 인구의 다수를 점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셋째, 인도는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중국에 뒤지나 미래산업의 핵심인 IT 등 소프트웨어에서는 중국을 능가하고 있다. 넷째, 인도는 세계 제일의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 못지않은 대규모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다섯째, 인도는 중국에 비해 도로·항만·전력 등 사회간접자본이 태부족이다. 그러나 후발 인도는 경제성장이 진전되면서 거대한 인프라시장이 열릴 여지가 많다. 유의할 점은 중국과 인도가 정치·군사 면에서도 경쟁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다. 인도의 가상 적 1호가 파키스탄에서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도와 중국은 비동맹운동을 매체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히말라야 영토문제로 1962년 국경분쟁을 벌인 이래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인도는 핵무기와 첨단 미사일체제를 보유하고 있고, 항공모함 구축 등 대양해군도 착착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전략목표 중 하나는 중·인도 긴장관계를 활용하여 양국을 적절히 견제하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경제위기를 계기로 중국과 전략경제대화(G2)를 펴고 있으나 군사전략 측면에서도 중국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도 인도에 대한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다기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는 중국 못지않은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인도와 더불어 새로운 한·인도 역사를 창조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2009-09-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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