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김정희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김정희

입력 2009-07-25 00:00
수정 2009-07-25 00: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김정희

대낮에

꽃 양산이 즐비한 거리를 늙은 고양이처럼 걸었다

바람이 불었다 <중략>

길고 긴 詩句를 받아 적는지

한 떠돌이가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디에도

우리가 지나 온 길보다 더 긴 시구를 가진 시는 없다*

나는 꽃 핀 길을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유랑하는 청춘들의 푸른 이마를 적시며

행상꾼의 생선비린내를 몰며

삼라만상 광기들을 덮으며 흘러가는 경들 위로

다시 발을 얹었다

네게로 가기 위해

* 존 버거의 시 ‘이별’에서 차용

이미지 확대
2009-07-25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