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새 역사를 쓰다/김성욱 중앙대 음악예술학부 교수

[기고]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새 역사를 쓰다/김성욱 중앙대 음악예술학부 교수

입력 2009-05-18 00:00
수정 2009-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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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전통악기로 구성된 새로운 개념의 오케스트라가 창단된다.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아시아 전통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 전통음악인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아세안의 문화공동체 의식 및 우정 강화를 목적으로 제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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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국 중앙대 음악예술학부 교수
김성국 중앙대 음악예술학부 교수
또한 올해 2월25일에는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설 업무협약 체결과 함께 최초 시연회인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다문화 가정 초청 특별공연’을 개최했다. 작곡가 및 지휘자로서 이 공연에 직접 참여한 필자는 아시아 11개국에서 모인 52종의 악기가 하나의 소리로 화합하여 감동적인 연주가 탄생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는 6월1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이달말 서울과 제주에서 다시 한번 화합의 연주회를 갖는다.

우리나라 각 지방의 민요가 서로 다른 음악적 재료를 갖고 있듯이, 각 나라의 전통음악 또한 그 나라만의 특별한 맛을 내는 다른 음악적 재료가 있었다. 이에 연습 과정에서 각 나라 음악 체계의 근본적 차이로 인한 다양성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로 생소한 악기들을 하나의 소리로 엮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화합의 소리를 창조해 낼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온 한 연주자는 대나무로 된 타악기가 다른 나라의 악기와 음정이 맞지 않자 톱으로 악기를 잘라서 음정을 맞추면서까지 배려의 연주를 했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첫 연습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참석한 각 나라의 관계자들은 어떤 소리가 울릴 것인가 촉각을 세우고 집중했다. 각 악기간의 음향적 밸런스나 조금씩 다른 음정들, 연주 방식 등의 차이점이 있었지만 소리가 처음으로 발생되는 순간, 함께 자리한 모든 사람들은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라는 거대하고 새로운 음향을 가진 악기의 탄생을 지켜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구적 개념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아시아의 소리를 담은 이 오케스트라의 출범은 세계 음악 역사 속에 남을 만한 큰 사건이었고, 실제 소리 또한 유례가 없는 새로운 소리였다.

문화경쟁력 증대는 곧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브랜드를 높인다. 일본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의 오명을 씻기 위해 ‘재팬 파운데이션’이라는 기금을 만들어 대대적으로 일본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이제는 전통이 미래다. 전통은 옛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 전해 오는 것, 그리고 현재에도 끊임없이 생성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스스로 생긴 것도 있지만, 적지 않은 부분은 외국의 것이 유입되어 우리식 전통으로 뿌리내린 것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힘을 쏟으려 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우리 문화에 대해서 특히 전통음악에 대해서 평가절하하거나 폄하하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의 가치 기준에 서양의 잣대를 들이대서 우리 전통문화의 고유한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는 한국과 아세안 각국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전통악기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음악 언어들 간의 조화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이러한 교류는 아세안의 커뮤니티 형성과 다양한 부분에서의 교류 확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각국의 문화경쟁력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향후 다양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각국에 새로운 음악이 생산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의 울림이 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욱 중앙대 음악예술학부 교수
2009-05-1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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