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후반생/김종면 논설위원

[길섶에서]후반생/김종면 논설위원

입력 2009-04-30 00:00
수정 2009-04-30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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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외로움에 사무치면 안개도 사람인가 하여 안아보는 밤이 있다고 썼다. 외로워 견딜 수 없으면 안개라도 껴안아야지…. 그러나 안개를 포옹하는 밤이라니, 그건 너무 허망하고 슬프다. 어느새 유행어가 되어 버린 미쳐야 미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 무엇이든 열정을 갖고 해야 이룰 수 있다는 얘기지만 좀 달리 해석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외롭지 않기 위해, 아니 살기 위해 미쳐야 한다고.

한의학을 공부한 친구 P. 그는 요즘 요가에 빠져 있다. 쟁기자세 낙타자세 보트자세 등 이름도 재미있는 다양한 자세를 다 배우려면 한도 끝도 없다고 흥분한다. 한방과 접목한 요가법을 연구하느라 하루가 모자란단다. 또 하나 목숨 걸 가치를 발견했으니 복도 많다. 내 나이 50, 인생 후반생(後半生). 변변한 재주도 취미도 없는 난 무엇에 미쳐야 하나. 그날이 올 때까지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 난 어떻게 살아 왔나, 살고 있나, 살아야 하나. 오늘 문득 잊었던 나를 불러낸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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