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신록/ 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신록/ 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09-04-23 00:00
수정 2009-04-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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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상대방의 나이를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이렇게 묻는단다. ‘신록이 찬란한 봄을 몇 번이나 맞았나요?’

아침 출근길에 남산을 지났다. 남산 길은 하루가 다르게 푸름을 더하고 있었다. 물이 오른 나무들에서 돋아난 연초록 잎사귀들이 햇살을 받아 찬란하게 빛을 발했다. 계절마다 자연은 우리에게 다양한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신록이 돋아나는 요즘이야말로 그 아름다움이 절정이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신록을 보면서 희망과 기대보다는 ‘눈물나게 아름답다.’는 표현이 더욱더 와 닿았다. 내가 맞이할 수 있는 봄이 이미 보낸 봄보다 많지 않은 아쉬움 때문인지 모른다.

이런 쓸모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휴대전화 메시지가 왔다. 증권사의 고객사업부에서 보낸 것이었다. “하시는 일 잘 되시라고 해님 편에 힘을 쏘아 보냈습니다.” 물론 나만을 위한 메시지는 아닐 테지만 기분을 이해해 준 것만 같아 위로가 됐다. 이제 힘도 선사받았으니 신록의 봄을 맘껏 즐겨야겠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9-04-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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