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외출/김선태
봄날엔 늙은 고목도
새옷을 꺼내 입는가
가지가 잘린 채 넘어져
그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수백년 묵은 나무의 몸통에서
연두색 새순들이 돋는 것을 보면
예쁘고 기특해 미치겠다 어린 손자가
늙수그레한 할머니 품에 안겨 좋아라
파릇파릇 재롱을 떠는 것 같다 아니면
그 옛날 칼바람에 억울하게 멸문지화 당한
어느 뼈대 있는 집안의 숨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가만 보니
검버섯이 핀 옹이에는 이끼류며
족보가 다른 풀씨들도 날아와
초록 무성하게 터를 잡았다
봄에는 고색창연한 나무도
젊은 나무들에 뒤질세라
눈부신 외출을 한다
봄날엔 늙은 고목도
새옷을 꺼내 입는가
가지가 잘린 채 넘어져
그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수백년 묵은 나무의 몸통에서
연두색 새순들이 돋는 것을 보면
예쁘고 기특해 미치겠다 어린 손자가
늙수그레한 할머니 품에 안겨 좋아라
파릇파릇 재롱을 떠는 것 같다 아니면
그 옛날 칼바람에 억울하게 멸문지화 당한
어느 뼈대 있는 집안의 숨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가만 보니
검버섯이 핀 옹이에는 이끼류며
족보가 다른 풀씨들도 날아와
초록 무성하게 터를 잡았다
봄에는 고색창연한 나무도
젊은 나무들에 뒤질세라
눈부신 외출을 한다
2009-04-18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umbnail - “큰소리 나면 쓰러져”…김다현 저격 심수봉 ‘이 병’ 앓고 있었다 [헬스픽]](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3/SSC_20260923131826_N2.jpg.webp)

![thumbnail - “1년 380번 술 마셨다”는 이봉원…‘술톤’ 싹 사라진 얼굴, ‘이것’ 때문[라이프]](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3/SSC_20260923101714_N2.jpg.webp)



![thumbnail - 한양 길목 지켰던 그림 같은 성곽, 넓은 초록 마당… 마음도 초록초록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https://img.seoul.co.kr/img/upload//2026/09/23/SSC_20260923232032_N.jpg.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