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성장과 고용에서 플러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얼마 전 새로 취임한 기획재정부장관의 발언이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말 3%로 전망한 지 두 달 만에 5% 포인트나 낮춘 수치다. 여기에 취업자 수도 10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엔 2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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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종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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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종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
일자리 창출과 취업률은 단순한 경제적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른 어떤 형태의 재정지출보다 고용창출에서 유발되는 사회적 심리안정과 내수진작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일자리가 줄고 실업률이 늘어날수록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둘째치고 사회심리가 그만큼 더 흉흉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심이 안정되지 않으면 암울한 경제상황을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하기가 힘들고 경제회복의 기간도 그만큼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OECD가 의미 깊은 멘트를 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양질의 고용을 정부가 먼저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엔 경제가 성장해야 고용과 소비가 늘어난다는 논리가 우세했다. 하지만 OECD는 국가나 공공기관서 먼저 채용을 늘려야 내수가 살아나고 경제성장도 가능하다며 공공부문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공공부문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공기업들은 다양한 경제활동 주체 중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투자가 줄어들고 고용불안이 심화되는 경제환경에서 공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안정시켜 민간기업의 생산활동을 지원하고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국민경제에 역할이 큰 SOC나 에너지 분야 공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 오게 하는 등 안팎에서 일자리를 파생시키도록 한다면 경제위기 극복에 엄청난 모티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공기업들은 정권교체기마다 민영화·통폐합·구조조정 등 개혁의 대상이 되다 보니 경제가 어렵더라도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기업에 문제와 비효율이 없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서 많은 문제를 가진 공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국가경영의 수단이란 면에서 볼 때 공기업은 정부가 쓸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카드의 하나인 것이다.
정부정책의 모든 기조를 일자리 창출과 취업률 진작에 맞추어 보면, 지나친 공기업의 인원감축이나 충원금지는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 어찌 보면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표현에는 부정적 요소 외에 공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도 적고 자주 뽑지도 않아 들어가기 어렵다는 의미도 함께 있는 것이다. 최근 OECD 통계자료 중 공공부문 종사자 수가 전체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미국(8.4%), 영국(6.4%), 독일(7.0%)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3.4%로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공기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공기업을 지난 10년 동안 관성적으로 해 온 구조조정·통폐합 등의 대상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의 핵심동력으로 바라보는 전면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기업들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부응해 해외신도시 수출, 4대강 살리기 등과 같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나누기(잡 셰어링) 등 고용증진 정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정부와 공기업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동목표와 함께 전력을 다할 때 경제회생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커지게 된다.
김행종 세명대 부동산학과 교수
2009-03-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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