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초에 보내는 위기극복 응원가/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시론] 정초에 보내는 위기극복 응원가/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입력 2009-01-30 00:00
수정 2009-01-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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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필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강의 현장에서, 인사차 들른 곳에서 각계각층 분들을 만났다. 그들과의 만남에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절망의 그림자가 생각보다 짙고 내면의 불안감이 짐작보다 크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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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절망한 이들에게 희망을 설파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여러 원천에서 ‘뿌리 깊은 희망’의 단초를 찾아내 열심히 희망을 전하고 있다. 필자는 감히 예언한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또 제일 모범적으로 극복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적 시련으로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 “비바람이 지나면 반드시 무지개가 뜹니다! 힘내세요.”

낙심의 계절을 지내고 있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일화가 있다. 세계 제일의 경영자이자 부호였던 철강왕 카네기의 사무실 한쪽, 화장실 벽엔 볼품없는 그림 한 폭이 걸려 있었다. 그저 커다란 나룻배에 노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인 이 작품을 그는 보물처럼 아꼈다고 한다. 나룻배 밑에 화가가 써 놓은 글귀 때문이었다. “반드시 밀물은 오리라. 그날 난 바다로 나아가리라.”

카네기는 춥고 배고팠던 청년 시절 이 그림을 만났다. 그림 속 글귀를 읽고 ‘밀물’이 밀려올 그날을 희망하며 기다렸다. 훗날 세계적 부호가 된 카네기는 자신에게 용기를 심어 준 나룻배 그림을 고가에 구입해 화장실 벽에 걸어 놓은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에게도 카네기처럼 반드시 밀물이 올 게다. 마음속에 커다란 희망을 품고 확신을 갖자. 바다로 나아갈 준비를 하자.

차제에 굳이 역경이 아니라 한창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에라도 새삼스럽게 우리 삶을성찰하게 해 주는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한다. 중국 고사에 ‘이소산금’(二疏散)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한(漢)나라 때 태자를 가르친 스승으로, 삼촌과 조카 사이인 소광(疏廣)과 소수(疏受)가 있었다. 태자가 훗날 황제가 됐을 때 엄청난 권력과 부를 갖게 될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소광이 소수에게 말했다. “만족할 줄 아는 이는 욕된 일을 당하지 않고 그칠 줄 아는 이는 위험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이제 그만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가자.” 소수는 흔쾌히 동의했다. 낙향한 두 사람은 황제가 내려준 황금을 팔아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초대해 매일 잔치를 베풀고 즐기는 데 썼다. 보다 못한 한 이웃이 그 돈으로 자손들을 위해 논밭을 사두라고 충고하자 소광은 이렇게 말했다. “이미 자손들이 열심히 가꾸면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땅이 있소. 거기에 재물을 더하면 게으름만 가르치게 될 것이오. 부자는 원래 사람들의 원망을 쉬이 사니, 자손들이 원망을 듣는 것을 원치 않는다오.”

이처럼 재물을 자신과 집안을 위해 쓰지 않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썼다는 말에서 ‘두 소씨가 황금을 뿌리다.’라는 뜻의 ‘이소산금’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철학자들은 세상의 가치를 ‘목적가치’(행복·기쁨·평화 등)와 ‘수단가치’(목적가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부귀·권세·명예 등)로 나눴다. 궁극적으로 가치 있는 것은 목적가치다. 따라서 우리가 목적가치를 향해 나아가더라도 수단가치에 매여 이미 누리고 있는 목적가치를 과소평가한다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희망을 다시 한번 점검하자. 지금 이 순간 우리 곁에 진정한 희망이 숨어 있으니 말이다.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
2009-01-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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