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례헌/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가례헌/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09-01-24 00:00
수정 2009-01-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가례헌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아름다운 예식을 준비하는 집’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당동의 한 허름한 건물 5층에 자리한 이곳에서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저녁에 공연이 펼쳐진다. 1만원의 입장료만 내면 정성을 담은 식사, 따뜻한 차, 수준 높은 국악 공연, 그리고 막걸리를 곁들인 뒤풀이까지 즐길 수 있다. 상식대로 한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지만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다. 우리 문화를 보존하려는 사람들의 못 말리는 열정 덕분이다.

84회 공연은 정악 연주와 가야금 병창, 민요, 입춤, 장구놀이 등으로 이어졌다. 귀에 익은 소리와 장단, 눈에 익은 춤 사위들이다. 자리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추위도 잊은 채 어깨를 들썩이며 ‘얼쑤!’를 연발했다. 마지막은 가례헌 주인장인 서도소리 명창 박정욱씨의 무대였다. 칼칼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소리로 한껏 흥을 돋운 박씨는 “국악을 조건없이 사랑해 달라.”고 했다. 조상들이 사랑했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전통 문화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현실에서 참 소중한 사람들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9-01-2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