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검찰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다. 사법연수원에서 여성들이 성적 상위권을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하는 이유를 고민하다 지금의 평가방식이 여성들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연수원생들을 상대로 작은 실험을 했다고 한다. 바로 연수원생 일부를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골프장에 쌓인 눈을 치우게 한 것. 체력적으로 앞선 남성들이 이기지 않을까 했지만, 이 테스트의 승자 역시 여성팀이었다. 남성 연수원생들은 몇 홀을 치우다 쉬거나 담배를 피우곤 했지만, 여성팀은 눈 치우기에만 매진해 더 빠른 시간 내에 주어진 홀 청소를 다 마쳤다는 것.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이제 여검사, 여판사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 앞으로는 구형도, 선고도 점점 엄격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여풍당당이란 말은 나에게 하나의 목표 비슷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2대 독자 장손이시지만, 우리 집에는 언니와 나 둘뿐 아들은 없다. 그래서 어렸을 적 어른들에게 “너만 아들로 태어났으면….”이라는 푸념도, “아들 못지않게 자라 달라.”는 당부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에게 남성은 항상 이겨야 하는 존재였다. ‘여자라고 봐주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회식 자리에서 술 한 잔 덜 주는 것도 괜히 자존심이 상했을 정도다. 남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강하고, 당차고, 모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회생활 6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정작 여풍당당의 본질은 여성성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앞서 검찰 관계자들이 전한 말들도 여성 특유의 성실함과 청렴함 등의 저력을 인정한 것이 아닐까.
아직까지는 많은 경우 남성을 압도할 만큼 ‘강한 여성’이 성공한 여성으로 비쳐진다. 나 역시 그런 여성상을 마음에 두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강한 여성보다는 여성스러운 여성으로서 인정받고 앞서 나가길 바란다. 그게 바로 여풍당당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