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신뢰 바이러스’가 필요한 한국/장상옥 편집부 차장

[오늘의 눈] ‘신뢰 바이러스’가 필요한 한국/장상옥 편집부 차장

입력 2009-01-08 00:00
수정 2009-01-0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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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옥 편집부 차장
장상옥 편집부 차장
신년맞이 이색 경험은 참 신선했다. 아내의 손에 이끌려 한밤 교회에서 기축년을 뜬눈으로 맞았다.

‘약속, 그리고 도전’이란 주제의 목사 설교가 시작됐다. 말에는 권세가 있다. 부정적인 말을 내뱉으면 스스로를 옭아 매어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말로 다독이면 고난을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 해를 반성하고 새 다짐을 했다. 정신이 세척되는 듯했다. “삼, 이, 일.”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하자 또 1년이 열렸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말을 건네며 옆자리 낯선 분들과 인사를 나눴다. 격려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순간이다.

다시 일터로 돌아오면 소리 없는 삶의 전쟁이 시작된다. 사업장마다 경제 한파로 몸살을 앓는다. 감원이나 예산절감으로 이 위기를 넘어야 하기에 인심이 빡빡해진다. 조직구성원들의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덕담은 잠시, 고성과 짜증이 잦아지게 된다. 하례식에서 만난 한 직장 후배는 정도 넘은 반말에 증오가 싹트고 단절감이 든다고 고백한다. 상사가 불쑥 내뱉은 말을 주워 담느라 부하 사원들은 새해 벽두 백지 같은 마음이 먹칠 당하는 느낌을 받는단다.

정치판을 들여다보자. 여야 대화가 단절돼 막말과 폭력이 난무했다. 국회 점거 사태 끝에 공권력이 투입됐다. 민의의 전당에서 유혈극이 빚어졌다. 국민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진통 끝에 쟁점법안을 협의 처리키로 했지만, 엄청난 대가를 치른 뒤였다.

신뢰를 상실하면 사회조직의 건강성이 깨진다. 유대감과 협동적 행위가 방해받기 때문이다. 신뢰는 이른바 사회자본(Social Capital)의 키워드다. 물적 자본과 달리 쓸수록 확산되고 복제된다. 신뢰가 축적된 사회는 소통이 활발해져 개인적 행복감이 증가되지만, 사회적 비용도 줄이는 기제가 될 수 있다.

신뢰에 기반한 리더십이나 협상태도가 정치든, 산업 현장이든 위기 탈출의 근본이 아닐까 싶다.



장상옥 편집부 차장 okgogo@seoul.co.kr
2009-01-0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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