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미국 대선전에 나섰던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는 “이웃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침체이고,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불황”이라고 했다. 영화배우 출신답게 복잡한 상황을 간명하게 규정했고 경제위기에 처한 유권자들의 표심도 쉽게 파고들었다. 경제학자들은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침체(recession)로 보는 반면 경기침체가 심화된 형태를 불황(depression)으로 설명한다.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표현처럼 경기침체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기업들에는 살아 남기가 현안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그러나 생존을 넘어 위기 이후를 대비할 때다. 2001년 IT버블 붕괴와 2년 뒤인 2003년의 카드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불황이 최소 2년 이상 계속될 전망이어서 각오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들의 판도 변화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절실해진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가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 10여년 전의 ‘걸레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외환 위기 직전 주력사업체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은 매킨지에 종합검진을 의뢰했다.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오래 못 산다. ”는 진단이 나왔다. 술장사를 접기로 했다. 내부에서 “왜 잘 나가는 주류부문을 팔려고 하느냐. ”고 반발하자 박 회장은 “내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걸레론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두산은 당시 우량기업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중공업그룹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의 전략담당인 크리스 주크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조언한다. 비핵심 사업을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 불필요한 자산을 적극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겨 해외에서 ‘최고현금관리자’란 뜻으로 ‘캐시 차르´(Cash Czar)로 불렸다. 기업마다 ‘최고 위기관리자’(Crisis Czar)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고 위기관리자는 결국 오너가 맡아야 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표현처럼 경기침체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기업들에는 살아 남기가 현안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그러나 생존을 넘어 위기 이후를 대비할 때다. 2001년 IT버블 붕괴와 2년 뒤인 2003년의 카드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불황이 최소 2년 이상 계속될 전망이어서 각오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들의 판도 변화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절실해진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가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 10여년 전의 ‘걸레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외환 위기 직전 주력사업체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은 매킨지에 종합검진을 의뢰했다.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오래 못 산다. ”는 진단이 나왔다. 술장사를 접기로 했다. 내부에서 “왜 잘 나가는 주류부문을 팔려고 하느냐. ”고 반발하자 박 회장은 “내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걸레론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두산은 당시 우량기업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중공업그룹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의 전략담당인 크리스 주크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조언한다. 비핵심 사업을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 불필요한 자산을 적극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겨 해외에서 ‘최고현금관리자’란 뜻으로 ‘캐시 차르´(Cash Czar)로 불렸다. 기업마다 ‘최고 위기관리자’(Crisis Czar)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고 위기관리자는 결국 오너가 맡아야 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2009-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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