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서민은 작고 따듯한 행정에 감동한다/김경운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서민은 작고 따듯한 행정에 감동한다/김경운 사회2부 차장

입력 2008-11-26 00:00
수정 2008-11-2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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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하면서 중요한 시정 방향 중 하나로 ‘도시 디자인’을 선택했다.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으려면 문화와 디자인,환경,관광 등을 생산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신념에서다.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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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사회2부 차장
김경운 사회2부 차장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국회 국정감사와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에서는 디자인 정책을 “잘했네”“못했네” 말들이 많다.“뭔가 한 것은 같은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가.”라고 따지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총 74억 9000만원을 들여 디자인올림픽을 열었다.외국 도시건축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시민의 디자인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자리에 모은 행사다.올림픽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어렵사리 사용승인도 받았다.서울시는 행사 후 잠실 전시장에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고 자랑했다.이게 또 뭇매를 맞았고,해명이 거듭됐다.

 이러쿵저러쿵 논란은 접고 정확히 따져보면,우선 200만명이 온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었다.디자인 의식 함양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가 교육청에 학생 단체관람을 요청한 것이다.또 연예인을 동원한 공연행사,방송촬영 등으로 청소년들이 대거 몰린 점도 ‘200만명 돌파’에 한몫을 했다.학생들이 수업 중인 오전에는 전시장이 썰렁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이 행사에 외국인 작가 18명을 초청했는데,11명이 개인 사정 등으로 작품만 보낸 것도 사실이다.이 행사로 시민들의 디자인 의식이 높아졌다고 자화자찬하기에는 부끄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

 일부 구청장들은 오 시장의 디자인 정책에 대해 “취지와 의제 설정에는 공감하는데,4년 임기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면 거리의 불법광고물 정비 등 작은 일부터 실천하는 게 좋을 뻔했다.”며 안타까워한다.시민들에게 ‘디자인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고도 한다.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범위가 너무 넓은 탓인지 마음에 확 와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서울시가 올겨울에 작은 일 하나를 잘한 게 있다.민생경제가 어려운 때에 저소득층 결식아동에게 지원하는 급식비를 1인당 3000원에서 3500원으로 500원 인상한 것이다.이에 따라 급식지원 예산이 지난해 103억여원에서 121억여원으로 늘었다.

 한 구내식당 운영자는 급식비 3000원이면 1식4찬에서 고기조림,생선구이 등 주메뉴가 1개뿐이지만,500원이 오르면 주메뉴를 2개로 하거나 야채 샐러드,누룽지 숭늉 등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식판이 눈에 선하다.서울시는 더구나 학기 중뿐만 아니라 방학 중에도 하루 3식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단체급식,음식점 이용,도시락배달 등 학생들의 개인 사정에 따라 급식형태도 선택하도록 했다.

 자치단체마다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방학 중에는 급식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올해 학기 중에 급식지원을 받은 학생이 전국에 61만 7000명이지만,이번 겨울방학 중에도 계속 지원을 받는 학생은 29만 4000명에 그치고 있다.방학이 되면 갑자기 밥을 제때 먹을 수 있는 학생들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지만,이유는 따로 있다고 한다.

 자치단체의 예산이 보통 당해연도 집행예산이어서 12월까지 급식지원이 되지만 1월,2월에는 별도의 지원방안을 두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그런데 서울시가 세심한 것까지 신경을 써서 ‘아동급식 지원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 21조 469억원 중 22.7%(3조 7274억원)를 사회복지예산으로 쓴다고 약속했다.서민은 작고 따듯한 배려에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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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사회2부 차장 kkwoon@seoul.co.kr
2008-11-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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