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신뢰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자/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CEO칼럼] 신뢰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자/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입력 2008-11-24 00:00
수정 200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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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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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이제 전세계 금융시장뿐 아니라 급기야 실물부문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지난 9월 중순,리먼 브러더스 등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파산한 이후 거의 두 달 동안 전세계 주식 및 금융시장은 폭락세를 나타냈으며 뒤이어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 모두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해야 할 만큼 상황이 어려워졌다.

 우리나라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IT,조선,해운,석유화학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주력산업에 대한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개별 기업들도 나름대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조기에 타개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촌적인 경제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주 전세계 주요 20여개 경제대국 지도자들도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했으며,또 많은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위기 극복에 대한 다양한 처방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경제위기 극복 방안들을 주의깊게 살펴 보면 각론에서의 처방은 다양하지만 핵심적인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귀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바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최대한 빨리,상호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각 국의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시중유동성을 확대해도 은행이 기업이나 가계 등을 신뢰하지 못하여 금융의 기본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상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또 각 국의 정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경제회생방안을 쏟아 내고 있음에도 전세계 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한 상황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신뢰 부재현상이 지속되고 또 지금까지 상호간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행위를 해왔던 개별 경제주체들이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해서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한다면 각국 정부의 노력은 백약이 무효요,경제위기 극복은 요원한길이 될 것이다.

 일찍이 이러한 문제에 주목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트러스트(Trust)’라는 책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가치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그는 책에서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신뢰를 바탕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사회구성원 사이에 형성된 신뢰가 갖가지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켜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인다고 주장했다.그는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 주는 중요한 자산으로 신뢰를 꼽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은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 신뢰상실과 신용붕괴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의 유동성을 저하시키고 경제시스템 전반에 걸쳐 생산성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경제주체 상호간 신뢰회복으로 하루빨리 끊어야 할 것이다.

경제행위를 함에 있어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뿐 아니라 조직에 큰 변화를 가져 오는 혁신전략을 실행하는데 있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정부,기업,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 구성원 상호간에 신뢰가 있을 때만이 서로의 행동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으며,각자의 이기심을 뛰어 넘는 헌신과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신뢰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며 바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부터 경제회복의 첫걸음임을 다같이 인식해야 한다.

김대유 STX팬오션 사장
2008-11-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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