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책상은 골동품 수준이다. 낡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로 오래됐다는 얘기다.20년은 됐을 법하다.
아래쪽 서랍이 잘 안 닫히기에 서랍 뒤쪽으로 손을 넣어 더듬어 보았더니 종이들이다. 앞서 이 책상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서랍에 넣어두었던 것들이 서랍을 여닫는 사이 뒤로 넘어간 채 남아 있었던 것이다.
꺼내 보니 우편물과 자료, 메모 쪽지들이다. 누렇게 빛이 바랜 편지 한 통이 눈에 들어왔다. 남아메리카 온두라스의 우표가 붙어 있고, 겉봉에는 오래 전에 퇴사한 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다. 소인을 보니 1992년 4월20일이다. 다른 종이들은 미련없이 휴지통에 버렸지만 이 편지는 차마 버릴 수가 없었다.16년 전에 이 편지를 쓴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니 마음에 걸렸다. 잠시 고민하다가 원래 편지가 있던 서랍 뒤로 다시 넣어버렸다.
보이는 것뿐 아니라 손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게 떠나는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서랍정리뿐일까. 주변 정리도 마찬가지일 게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아래쪽 서랍이 잘 안 닫히기에 서랍 뒤쪽으로 손을 넣어 더듬어 보았더니 종이들이다. 앞서 이 책상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서랍에 넣어두었던 것들이 서랍을 여닫는 사이 뒤로 넘어간 채 남아 있었던 것이다.
꺼내 보니 우편물과 자료, 메모 쪽지들이다. 누렇게 빛이 바랜 편지 한 통이 눈에 들어왔다. 남아메리카 온두라스의 우표가 붙어 있고, 겉봉에는 오래 전에 퇴사한 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다. 소인을 보니 1992년 4월20일이다. 다른 종이들은 미련없이 휴지통에 버렸지만 이 편지는 차마 버릴 수가 없었다.16년 전에 이 편지를 쓴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니 마음에 걸렸다. 잠시 고민하다가 원래 편지가 있던 서랍 뒤로 다시 넣어버렸다.
보이는 것뿐 아니라 손이 미치지 않는 곳까지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게 떠나는 사람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서랍정리뿐일까. 주변 정리도 마찬가지일 게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07-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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