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고기의 말’/김형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물고기의 말’/김형술

입력 2008-07-12 00:00
수정 2008-07-1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물고기의 혀는 천 개

혹은 달

가만히 혀를 뱉어 모래 속에 묻는

물고기의 모국어는 침묵

끊임없이 물결을 흔들어

날마다 새로운 청은(靑銀)의 바다를 낳아 키우는

물고기 입 속은 꽃보다 붉고

물고기가 묻어놓은 말들 속에서

일어서는 물기둥

뭍으로 오는 힘찬 물이랑

바람

세상에서 가장 큰 말을 가지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물고기의 혀는 불

물속의 투명한 불꽃
2008-07-12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