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야기된 촛불집회가 꺼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국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 속에서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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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前 주독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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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前 주독일 대사
아무래도 좋다. 정부가 무능해서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좋고, 정치권이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것도 마땅하고, 노조가 또 꿈틀거리는데 그것도 옳다고 하자.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모든 원인 제공을 한 ‘미친 소 문제’를 분명하게 짚어봐야 한다.
최근 방한한 독일 함부르크 대학 전 생화학연구소장 한스 슈타인하르트 교수는 사실대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게 사태 수습의 길이라는 것이다.
유럽에서 최초의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1986년 영국에서다. 이후 약 18만건 이상의 광우병이 영국에서 발생하여, 유럽에서는 영국을 광우병의 본산지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근무했던 독일에서는 2000년 11월에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첫 광우병이 발생하였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독일에서도 당시에 매우 시끄러웠다.
다른 점이라면 대응이 이성적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라면, 지금까지 3건의 의심 소가 발견된 미국이 아니라, 당시 영국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였을까. 만약 우리가 영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했다면 말이다.
그때 영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독일을 포함하여 모든 유럽 국가들은 우선 인간에게 전염되느냐 여부를 따졌다. 내가 함께 근무하였던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후에 덴마크에서는 3건의 유사한 광우병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독일과 스위스에서 2001년 1월 또 광우병이 발생하였고,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총 312건이 발생하였다.2001년 1월31일 독일에서는 광우병 의심 소 40마리가 도살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북한은 2월13일 이들 도살된 소의 고기를 보내 달라고 독일에 요청하였다. 그러나 독일은 광우병 의심 소 40마리를 모두 소각하고, 다른 쇠고기를 보냈다고 발표하였다.
스위스도 마찬가지였다.2001년 2월20일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가 나타났지만 이는 소각하고 다른 쇠고기 700만프랑어치를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을 위해 보냈다. 오스트리아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미친 소를 북한에 주었다고 크게 보도하였다. 그런데도 동족인 한국쪽에서는 한마디 이의가 제기되지 않았다.
이런 소들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실례를 따져보기로 하자. 한마디로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이, 특히 영국에서 지금쯤 광우병에 걸려 고생하든지 죽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광우병에서 전염된 것으로 알았던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은 광우병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최근 독일에서 발표되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통계적으로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된 사례가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 무엇보다 우리는 치솟는 물가를 다잡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일이 급선무다. 실업률을 줄여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기 전에 말이다. 지금 세계는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경제문제 이외에도 고유가와 하향 국면의 국제경제 때문에 경제지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한마디 말이라도 감정이 아닌 과학적인 근거에 발판을 둠으로써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되는 국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이 한국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한스 슈타인하르트 교수 같은 분들 말이다.
권영민 前 주독일 대사
2008-07-0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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