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백년 정거장/유홍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백년 정거장/유홍준

입력 2008-06-14 00:00
수정 2008-06-1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백년 정거장/유홍준

백년 정거장에 앉아

기다린다 왜 기다리는지

모르고 기다린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잊어버렸으면서 기다린다 내가 일어나면

이 의자가 치워질까봐 이 의자가

치워지면 백년 정거장이

사라질까봐

기다린다 십년 전에 떠난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십년 전에 떠난 버스는

이제 돌아오면 안된다 오늘도 나는 정거장에서 파는

잡지처럼 기다린다 오늘도 나는 정거장 한구석에서 닦는

구두처럼 기다린다 백년 정거장의 모든 버스는

뽕짝을 틀고 떠난다 백년 정거장의

모든 버스는 해질녘에 떠난다 백년

정거장의 모든 버스는 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바닥이 더러운 정거장에서

천장에 거미줄 늘어진 정거장에서

오늘도 너는 왜

기다리는지…

모르면서 기다린다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르면서 기다린다

이미지 확대
2008-06-14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