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균형발전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뉴타운사업이 결국 정치바람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나라당의 ‘뉴타운 긴급대책 소위원회’ 소속 정태근(성북갑), 김성식(관악갑), 권택기(광진갑), 강용석(마포을) 등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그제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가 뉴타운 문제를 당·정협의로 풀기로 했다고 한다. 뉴타운 공약(空約) 논란에 대한 여론의 예봉을 일단 피하고, 내홍을 잠재우려는 정치적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오 시장과 한나라당 당선자들의 회동이 지난주 당선자 워크숍에서 벌어진 ‘오 시장 성토’에 이어 성사된 점에 주목한다. 오 시장은 총선 후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서울지역 일부 당선자들은 “법을 만들어서라도 추진하겠다.”,“오 시장에게 다음 공천을 주지 말자.”는 등의 몰상식한 험담이 터져나왔다. 오 시장을 정치적으로 위협·압박하고, 이제 와서 적당히 화해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 아닌가. 그리고 앞으로 뉴타운을 당·정 협의로 추진함으로써 정치논리 개입에 따른 집값 불안의 불씨를 남겼다.
뉴타운 지정은 서울시의 고유권한이다. 정치적 수사(修辭)나 당·정 회합으로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애초에 없던 뉴타운을 공약으로 내건 당선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뉴타운에 대한 발언권을 확보했다고 면책될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국회의원이 지역구 현안에 관심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권한 밖의 일을 유권자와 약속한 데 대해서는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오 시장도 ‘뉴타운 당·정협의’를 재선을 위한 당내 분위기 조성용으로 활용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기본계획을 벗어난 국회의원들의 무리한 요구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뉴타운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돼서는 결코 안 된다.
2008-04-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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