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실연의 상처/ 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실연의 상처/ 함혜리 논설위원

함혜리 기자
입력 2008-04-08 00:00
수정 2008-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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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휴가를 내어 지인들과 대둔산에 다녀왔다. 이른 아침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만나 함께 출발했다. 일행 중의 한명이 차창 밖을 보다 쯧쯧 혀를 찼다.

눈길 간 곳을 바라보니 훤칠한 키의 젊은 여성이 바쁘게 걸어가고 있었다. 얼굴이 희고, 눈이 큰데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모습이 도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출근길에 있는 전문직 여성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실상은 영 딴판이었다. 몇해 전 실연을 당한 뒤 그 충격으로 정신이 좀 이상해졌는데 하루종일 사방을 걸어 다닌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것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얼마나 강렬한 사랑이었기에 저토록 깊은 상처를 받은 걸까. 그깟 사랑이 뭐라고 정신까지 놓아버렸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젊은 나이에 저 지경이 된 그녀가 측은했다. 지나친 사랑은 독이 된다는 말이 실감났다.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언제나 아쉬웠다. 그러나 저렇게 상처만 남기는 사랑이라면 하고 싶지 않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08-04-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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