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태안 자원봉사 열풍’ 총선서도 불었으면/정병운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행정학 박사

[기고] ‘태안 자원봉사 열풍’ 총선서도 불었으면/정병운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행정학 박사

입력 2008-03-07 00:00
수정 200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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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돕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도우려고 마음을 먹어도 행동에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도 충남 태안에서 기름 방제에 땀을 흘리는 많은 자원봉사자를 보면 아직 사회 곳곳에 온기가 남아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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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운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 행정학 박사
정병운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 행정학 박사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희생과 봉사를 통해 보람을 얻는 자원봉사 문화는 우리네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는 맛을 들이면 끊을 수 없고, 주변에 빠르게 확산되는 전염병과 같은 요소도 지녔다.

순수하고 거룩한 자원봉사로 온 국민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야 할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선거 현장이다. 공직선거법에서는 ‘돈 적게 드는 깨끗한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선거사무원을 제외하고 선거운동을 하려는 사람은 자원봉사를 통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선거 현장에서 순수한 의미의 자원봉사는 후보자의 가족·친지 정도밖에 없다. 일부 정당이나 후보자 측에서는 부족한 선거운동원을 자원봉사자라는 미명 아래 돈으로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늬만 자원봉사자’들 때문에 선거운동에 엄청난 돈이 든다. 결국 선거는 과열되고 혼탁해지면서, 안타깝게도 불법선거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는 2000년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돈 선거가 사라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실시된 일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금품수수 사건이 발생, 우리 다리에 힘을 빼고 어깨를 처지게 한다. 선관위가 지난 50여년간 부단한 노력으로 쌓아온 공명선거의 기틀을 한꺼번에 허무는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4월9일 실시됨으로써, 한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이번 총선은 앞으로 4년 동안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다. 이번 총선이 또다시 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사고 청중을 동원하며, 상호비방·흑색선전, 지연·학연·혈연을 동원한 연고 중심의 선거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법선거를 근절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이제 국가의 주인인 유권자들이 선거 현장에 나서야 한다. 태안의 기름방제 현장에서 순수한 자원봉사가 우리 사회와 삶을 건강하게 해준 것처럼 선거 현장에서도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자원봉사 물결이 불꽃처럼 일어나야 한다.

선거 자원봉사는 생활 중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견 등을 듣고 지지운동을 하는 활동이다. 후보자에 대한 지지 자원봉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명선거를 추진하는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할 자원봉사도 필요하다. 불법선거를 감시하고 투표 참여를 권장하는 활동이다.

유권자가 올바른 시민정신을 발휘할 때 공명선거는 앞당겨진다. 또 투표를 하고 싶어도 장애 등의 이유로 투표장에 가지 못하는 유권자를 돕는 자원봉사도 환영한다. 이런 자원봉사는 유권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태안에서 보여준 감동이 이번 총선에서도 다시 한번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럼 선거가 그야말로 국민적 축제가 되고, 자라는 자녀들에게 훌륭한 체험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다. 다음달 9일 총선이 깨끗하고 즐거운 국민축제로 승화되기를 희망한다.

그동안 기름유출로 많은 재산피해를 입고, 아픔을 겪고 있는 태안 주민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아울러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활화산처럼 방제현장으로 달려간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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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운 서울시 선관위 상임위원·행정학 박사
2008-03-0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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